파월의장의 취임 이후 발자취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파월 의장은 2018년 2월 취임했습니다.
전 의장인 재닛 옐런 의장은 당시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파월의장은 이를 이어받아 금리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취임 이후 보여준 그의 모습은 '매파'였습니다.
파월의장은 취임 당시 "가계와 기업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걱정 없이 경제정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 말을 지키기 위해 파월 의장은 2018년 3월 첫 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고,
이후 공개연설 때마다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발언을 지속했습니다.
연준은 파월 의장의 말처럼 2018년 6월, 9월, 12월에 25bp씩 기준금리를 인상했습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의 행보에도 제동이 걸렸던 때가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심해지면서부터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가 출신인 만큼 '기업친화적'인 정책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기업에게는 큰 부담이 되어 결국 경제가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트럼프 대통령의 머릿속을 지배했고, 이는 파월의장을 압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파월의장 압박, 그리고 금리인하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과 파월 중 누가 미국의 적인가'라며 파월의장을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파월의장은 2019년 6월 초까지 금리 인하를 거부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섰으나,
돌연 6월 20일 FOMC 회의에서 금리인하에 대한 메시지를 시장에 내놓았습니다.
무역과 글로벌 성장 우려 등
경제에 미치는 역류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
완화적인 통화 정책의 근거가
강해지고 있다
한 달 후인 2019년 7월 FOMC에서 결국 금리를 인하했습니다.
한 달만에 파월 의장의 메시지가 변화하게 되어 시장은 조금씩 혼란을 겪게 되었습니다.
2019년 7월 말 금리를 인하하면서 "장기적인 연쇄 금리 인하는 아니다"라고 발언했으나,
그 해 9월, 10월에도 금리를 25bp씩 인하했습니다.
당시 미국의 실업률은 3%대였고, 물가상승률도 2% 안팎이었기에
금리를 급하게 내릴 필요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인하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굴복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평가도 많았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파월 의장의 행보를 '올빼미파'라고 칭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의 파월의장
파월 의장으로 인한 시장의 혼란스러움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며 사라졌습니다.
미국 경제가 사실상 마비되는 듯 하자 연준은 2020년 3월 한 달 동안 금리를 150bp 내리면서
제로금리 정책을 시작했고, 무제한 양적완화 조치까지 시행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은 뒷전으로 잠시 미뤄두고 경기침체부터 막겠다는 파월 의장의 의지였습니다.
이 제로금리 정책은 2020년 내내 이어졌습니다.
진짜 문제는 2021년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 지급과 연준의 무제한 양적완화로 인해
시장에 많은 돈이 풀려버리자 물가가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2021년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2.6% 상승하며 연준의 목표인 2%를 넘어섰습니다.
4월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4.2%, 5월에는 5%를 기록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이 때에도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일회성 물가 상승으로
나중에 사라질 가능성이 큰 만큼
대응하지 않을 것
미국의 물가 상승률은 2021년 12월 7%까지 올랐고,
파월 의장은 물가상승률이 2022년 말에는 연준의 목표치인 2%대로
다시 내려갈 것이라는 안일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파월 의장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발언은 2022년 1월에 처음 나왔습니다.
당시 파월 의장은 조건이 맞추어진다면 3월에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발언했고,
발언과 같게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습니다.
같은 해 4월에는 5월 회의에서 50bp 인상할 것이라고 발언했고, 실제로도 50bp 인상했습니다.
5월 FOMC 직후 파월 의장은 "다음 회의에서 50bp 인상을 논의할 것이고 75bp 인상은 고려대상이 아니다"라며
시장을 안심시켰습니다.
하지만 연준은 6월, 7월, 9월, 11월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75bp씩 인상했습니다.
이로 인해 파월 의장이 2021년에 안일한 태도를 보였던 것이
화를 불렀다는 시장의 신랄한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연준 의장으로서는 정책을 결정하기 위해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틀렸고,
시장과 제대로 소통을 하지도 못한 것입니다.
파월 의장의 발자취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앞으로 다가올 한 달 이내의 행동에 대해서는 매우 직설적으로 표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금리를 인상할지 인하할지에 대해서 명확하게 답을 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3개월, 6개월 이후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말하지 못했는데
이 시점들이 금리 정책의 흐름들이 바뀌어야 하는 시점들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볼 때 통화정책이 시장에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6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만큼 미래 경제에 대해서 정확하게 판단하고 실천해야만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파월 의장의 행동은 단기적인 움직임에는 아주 정확한 행동을 했지만
경제를 이끌어 나가기에는 예측과 행동이 미흡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파월 의장의 '금리인상속도조절'
파월 의장은 2022년 11월 처음으로 '금리 인상 속도조절론'을 언급했습니다.
11월 말 브루킹스연구소 연설에서 12월 FOMC에서는 금리인상 속도조절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발언했고,
실제 12월 FOMC회의에서 금리를 50bp 인상했습니다.
회의 후 장시간의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은 확실한 경제지표 신호가 없다면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며 고금리 유지 기조를 밝혔습니다.
이제까지의 파월 의장을 볼 때 시장은 파월 의장이 중장기적인 행동에 대해 정확하지 않다는 것을 학습했고,
파월 의장이 고금리 유지에 대한 연설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 판단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채권 금리가 연일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파월의장이 정치에 취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미국 정치에 가장 민감한 변수는 실업률입니다.
즉 노동시장 환경이 가장 중요한 변수인 것입니다.
노동시장이 망가지게 되면 파월의장이 금리 인하 압력을 버티기 힘들어질 것입니다.
과거 파월의장의 성향이 반복된다면 금리를 인하하기 한 달 정도 전에 인하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을 것 같습니다.
2022년 2월 FOMC
현재 시장은 2월 FOMC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번 FOMC에서 25bp를 올릴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시장이 중요시 하는 것은 빅테크 기업들의 22년 4분기 실적입니다.
시장은 이번 실적과 가이던스를 통해 향후 경제가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에 대해서 판단할 예정입니다.
만약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이 연이은 저조세를 보인다면
시장 또한 연준이 금리를 빨리 인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할 것이라 봅니다.
하지만 미국의 기준금리는 기업들의 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에
아무리 실적이 더 중요하다 할지라도 FOMC도 중요하게 지켜봐야 할 하나의 변수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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