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7.1%. 서프라이즈?]
11월 CPI는 예상치였던 7.3%에서 실제 7.1%가 나와 서프라이즈를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CPI의 하락을 더 이상 초대형 호재로 생각하지 않는 느낌도 있습니다. 물론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를 확인할 수 없다는 불확실성도 존재했기에 시장은 잠시 동안 올라주었던 상승분에 대해 거의 대부분을 반납해버렸습니다. 현재 시장의 관심은 다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1) 그래서 언제/어느 수준까지 금리를 높일 것인가요?
2) 과연 기업 실적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요?
CPI 결과는 증시에 전반적으로 좋게 작용했었습니다만 서서히 경기침체가 다가오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중고차 가격이나 의료서비스 가격 등 몇몇 부문에서는 디플레이션의 신호가 나왔으니까요. 일단 일차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이 잡힌다는 장점이 보였으나 이제 증시는 또 다를 리스크를 서서히 접하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FOMC는 악재인가, 호재인가. 아니면 애매한가]
2022년 12월 15일 FOMC의 결과는 예상대로였으나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켜 주기엔 다소 부족했습니다. 일단 점도표 상 23년 평균 전망치가 5.1%까지 올라갔고 5.5%-5.75% 이상을 보는 위원들도 2명 있었습니다(불라드와 윌러 위원이겠죠?). 아마 지금까지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높습니까?’라는 것에 대해 토론했다면, 앞으로는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오래갈 것입니까?’라는 주제로 회의를 이어나갈 것이라 생각됩니다. FOMC의 모든 것들을 종합해 볼 때, FED는 아직까지도 인플레이션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이 오래갈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파월 의장의 주요 발언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앞으로의 정책(금리인상)은 그 당시의 경제 데이터를 보고 판단할 것이다.
2) 인플레이션은 결국 주거비가 잡혀야 내려가게 될 것이다. FED의 예상에 의하면 주거비 감소는 23년 중반부터 물가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3) 여전히 노동시장은 과열 상태로 보여진다. 그리고 임금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4) 금리인상 점도표는 매 회의마다 변화할 수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을 보고 판단할 것이며,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잡힌다는 확신이 생겨야 금리를 인하할 것이다.
5) ‘23년 중에 금리인하는 발생하지 않을 것 같다.
6) GDP도 [+]상태로 유지되고 있으며, 고용지표도 여전히 강력하기 때문에 아직 미국 경기가 침체라고 보기는 어렵다.
물가의 측면에서 인플레이션을 바라본다면 사실 다소 부정적인 부분도 있습니다. 현재 물가가 9%에서 7%대로 내려올 때 까지는 전반적인 물가 하락이 영향을 준 것이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에너지나 제품 가격의 하락으로 인해 생각보다 빠르게 물가가 내려온 것으로 착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의 상황에서 주거비까지 하락해준다면 6%나 5%대까지 내려가는 데에도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4%대에서 2%대로 내려오는 데에는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지도 모를 것 같습니다. 연준이 생각하는 인플레이션의 부문 중에서 ‘서비스 인플레이션’ 부문이 있습니다. 이 서비스 인플레이션 안에는 ‘임금상승률’이라는 것이 들어있습니다. ‘임금상승률’을 잡기 위해서는 임금동결 혹은 임금 삭감이 필요할 것인데, 임금이라는 분야가 조정하기 상당히 어려운 분야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1) A기업은 물가가 7% 오른 것을 감안하여 직원들의 급여를 5% 올려주었으나, 앞으로의 물가상승에도 별도의 추가 임금인상은 없을 것이라 발표하였다.
2) A기업은 물가가 2% 올라 직원들의 급여를 동결하기로 결정하였고, 향후 물가상승 정도에 따라 임금의 인상을 조정하기로 하였다.
위 두 가지 케이스에 대해서 생각해보겠습니다. 사실 많은 부분들을 따져봐야 하는 문제이긴 하지만 단편적/단기적으로 접근 했을 때 직원들의 급여는 변한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1번의 케이스는 좋지 않을 것입니다. 1번의 상황 때문에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잡히기 어려운 것입니다. 현재 물가가 급격하게 상승하여 직원들의 임금을 올려주었는데, 향후 물가가 하락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임금을 삭감할 수 없는 구조가 되는 것입니다. 반면, 2번의 경우에는 향후 물가상승과 그 이후의 경제에 따라 임금을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유동성이 좋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현재 세계 경제의 상황은 어떨 것으로 보이십니까? 1번이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
1) 기업실적부진을 상쇄하기 위하여 고정비 지출을 줄이는 방법으로 ‘해고’를 선택했습니다.
2) ‘해고’를 선택한 반면 핵심인력들의 유출을 막기 위해 임금을 인상했습니다.
3) 물가 상승에 따라 일부 기업들은 임금을 인상해주기도 했습니다.
4) 임금을 올려버리니 추가적으로 인재를 채용할 수가 없습니다. 직원 채용을 늘려버리면 이전의 비용 부담보다 높은 부담을 안게 되는 실정입니다.
5)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시장은 [월급 - 부채상환 - 생활비 소진 = 0 혹은 (-)]가 되는 상황입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고, 기업은 임금인상을 할 수 없다는 기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ED는 임금인상을 할 경우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잡힐 수 없다는 의견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4%에서 2%로 가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입니다. 이에 대해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는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현재 FED는 물가 2%를 목표로 정하고 있는데, 2%가 의미가 있습니까? 3%~4%로 변경하면 안되는 것입니까?”
이에 파월의장은 ‘아직은 그럴 단계가 아니다’라는 점을 언급하며 이는 인플레이션을 제압한 이후에나 논의할 수 있는 주제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전 볼커의 급격한 금리인하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다시 한번 대두 되며 시장이 엉망진창 되었던 것을 생각하는 듯합니다. 추가로 고통 없이 인플레이션 제압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도 첨언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FED의 통화정책에 반감을 갖고 있습니다. 머스크나 캐시우드와 같은 투자자들은 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계속 금리 올리고 높은 금리를 유지하면 시장은 망가질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시장의 투자자들도 이와 동일한 생각이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즉, 연준의 이번 점도표를 잘 믿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국 ‘21년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다’라고 했을 때 시장이 파월 의장을 믿지 않았던 것처럼, 다시 한번 시장이 FED를 믿지 않는 것이 퍼져나가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지금 우리는 어떤 상태인가]
마지막으로 향후 FED의 금리인상에 대해 예상해보자면 내년 2월 25bp, 3월 25bp인상 후 모든 금리인상이 종료되어 고금리를 유지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후 물가가 4% 이하로 진입하게 될 경우 그때서야 금리의 인하를 고려할 것 같습니다.
한 유튜버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지금 시장에서 다 털고 나온 후 24년부터 다시 시작해라”
급변하고 시장이 망가지는 것을 고려하지 않는 FED와 이로 인해 기업의 실적이 부진해질 것을 예측한 노장의 경험에 의한 충고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시장에 높은 비율로 분포되어 있는 우리 MZ세대는 저금리와 낮은 인플레이션에서만 살아온 세대입니다. 이런 높은 인플레이션을 겪어보지도 않았고, 사실상 평화로운 세계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어려워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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