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연구개발사업에 선정되기는 참 쉽지 않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국가연구개발사업에 선정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정보가 그렇게 많지 않아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어려워 하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오늘은 그런 분들을 위해서 국가연구개발에 선정되기 위한 방법을 안내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국가연구개발사업이란 정부가 출연금을 이용하여 기술개발이 필요한 기업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국가연구개발사업은 크게 [프로그램-단위사업-세부사업-내역사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기업이나 대학, 출연연구소 등이 접하게 되는 것은 바로 '내역사업'입니다. 이 내역사업의 예산을 통해 흔히 말하는 '정부과제'를 지원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본 글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 지원 과제에 선정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열 가지 방법을 제안합니다.
본 내용들을 명확하게 이해하시고 충실하게 이행 하신다면 정부과제 수주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1. 개발하고자 하는 기술에 대한 수요조사부터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는 기술개발과제는 거의 대부분이 '지정공모', '품목지정'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기업이 개발하고자 하는 기술을 지원하는 '자유공모'형태는 많이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지정공모'과제의 경우 특정 기술에 대해 세부적인 내용을 정해놓는 것이고 '품목지정' 과제의 경우 특정기술만 정해놓고 세부적인 내용은 과제에 신청하는 기업이 정하여 지원하는 과제입니다. '자유공모'과제는 기업이 원하는 기술을 세부내용과 함께 지원하는 과제입니다.
지정공모나 품목지정에 자신이 원하는 기술이 나올때까지 기다려야만 한다면 끝없는 기다림이 계속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R&D의 정부지원을 원하는 기업은 끊임없는 수요조사를 진행해야 합니다. '수요조사'란 기술의 개발 필요성, 효과, 가치창출에 대해 간단하게 기재하여 정부에 제안을 하는 것입니다. 수요조사가 접수되면 정부는 이를 검토하여 개발의 필요성이 있는 경우 세부적인 기획을 통해 '차년도 지원대상'으로 선정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수요조사만 접수하면 끝일까요? 여기에서부터 중요한 작업이 진행됩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을 위한 센서 모듈 개발'이라고 가정하겠습니다. 이 과제를 담당하는 산업통상자원부의 부서는 '자동차과'이며, 해당 과에서 자동차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공무원이 있습니다. 이 담당자와의 접촉이 중요합니다. 산업통상자원부 홈페이지에서 담당 공무원을 검색한 후 해당 기술에 대해 필요성과 사업성 등을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무조건적으로 필요합니다. 두 번째로 전문기관과의 접촉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전문기관은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입니다. 각 기관 내에서 자동차 사업을 담당하는 부서의 '기획담당자'를 찾아 제안한 기술에 대해 설명하는 적극성이 있어야 합니다. 부처와 전문기관에 기술을 설명하는 적극성이 없다면 제출한 수요조사는 사장되거나 다른 기업을 위한 과제로 재탄생 되어 버리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발생될지도 모릅니다.
기업의 입장에서 부처나 전문기관에 따라다니며 기획에 대해 참여하는 등의 행위는 참 부담스럽습니다. 회사 고유의 업무도 바쁜데 외부로 돌아다녀야 하니 기업의 입장에서는 쓸데없는 짓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과제를 통해 무언가를 얻고자 한다면 의미 없는 일은 절대 아닐 것이라 자신할 수 있습니다.
2. RFP의 이해
산업통상자원부 R&D 사업은 대부분 PD의 주도로 기획하게 됩니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의 경우 홈페이지에에서 PD 구성을 알 수 있으며 관심있는 RFP의 기획의도를 꼭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식으로 돈을 잘 버는 사람들은 기업의 주식담당자에게 전화해서 궁금한 것을 직접 물어봅니다. R&D과제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궁금한 점이 있다면 PD에게 전화해서 물어봐야 합니다. 하지만 이 분들 너무 바쁜 사람들이죠. 전화해도 전화는 안받습니다. 그렇다면 이메일이라도 보내거나, PD가 아닌 담당부서의 기획담당자를 조직도에서 찾아 전화하고 물어봐야 합니다. 연구개발계획서를 작성하기 전에 해당 RFP의 기획의도를 먼저 파악할 수 있다면 승률은 더욱 올라가게 됩니다.
3. 신청 자격의 적정성
산업통상자원부 지원 과제는 신청자격에 대해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 중 가장 흔히 발생하는 문제는 '재무상태에 대한 문제점'입니다.
1) 기업의 부채 비율과 유동비율
2) 기업과 대표, 총괄책임자의 채무불이행 상태
3) 자본전액잠식 상태
상기 세 가지에 의해 사전지원제외 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이전에는 공동연구개발기관과 그 책임자가 채무불이행 상태일 경우에도 사전지원제외로 처리 되었으나 그 규정은 완화되어 발표 전 변경한다면 문제없이 선정절차에 참여가 가능합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부채비율, 유동비율, 자본잠식 상태에 대한 계산방법이 잘 나와있으니 이 세 가지 사항은 꼭 챙겨보시기 바랍니다.
4. 연구개발계획서 작성
산업기술R&D정보포털(itech.keit.re.kr) 에서는 연구개발계획서 양식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연구개발계획서에서 중요한 것은 1) 현재 국내외 시장 현황, 2) 정량적 목표 항목, 3) 각 연구개발기관 간 협업의 체계성 입니다. 그 중 정량적 목표항목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연구개발과제의 선정 과정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지원하고자 하는 기술이 국내 혹은 세계적으로 얼마나 우수한 품질을 가질 수 있는가 입니다. 만약 이 기술의 최종적인 결과가 국내 에서조차 우수한 품질을 갖지 못한다면 정부의 입장에서는 지원할 가치가 없는 과제가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5. 총괄책임자의 역량과 기업의 역량
산업기술혁신사업의 평가에 있어서 총괄책임자의 역량 및 기업의 역량은 10점을 차지할 정도로 매우 중요합니다. 총괄책임자의 논문 실적, 특허 보유현황, 정부과제 수행경험은 대면평가 전 담당간사가 직접 확인해 보고 평가위원회에서 그 내용을 전달할 정도로 역량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총괄책임자를 단순히 '부장' 혹은 '이사'라는 직책을 갖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해당자를 지정하지 마시고, 정말 실력 있는 분들로 지정하셔야 합니다.
기업의 역량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연구개발과제에 지원을 해주려고 하는데 해당 기업이 연구개발에 필요한 장비나 인프라 등이 충분하게 있지 않다면 이 부분에서 감점의 요소로 작용합니다.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과제인데, 재료의 물성을 평가하는 기본적인 인장시험기나 압축시험기 등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 당연히 좋지 않게 봅니다. 만약 장비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 우수한 공동연구개발기관과의 협업을 강조해야 합니다.
6. 중복성 검토
미처 고려하지 못한 중복성은 과제 탈락뿐만 아니라 법적인 문제까지 야기할 수 있습니다.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go.kr)에서는 본인이 작성한 연구개발계획서의 내용이 다른 과제와 중복되지 않는지 검토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프로그램을 지원합니다. 사실 과제를 담당하는 전문기관의 간사들도 이 과제가 다른 과제와 중복되는지 알 방법은 많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담당간사들도 NTIS에서 연구개발계획서의 내용을 토대로 검토해 보는 정도밖에 하지 못합니다. 이 최소한의 방법으로 중복성을 검토함에도 불구하고 과제의 중복성이 문제될 경우 발표평가를 하지도 못하고 사전지원제외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검토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7. 선정평가는 평가표에 충실하게
선정평가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점수를 부여한다고 하더라도 주관적인 견해가 뒷받침되어 주어지게 됩니다. 평가를 잘 받기 위해서는 평가표를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발표의 순서에 있어서도 평가표의 세부 내용과 맞추어 발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간혹 일부 연구자 분들께서는 '본인이 기획'한 것이기 때문에 '내가 제일 잘 알아'라는 생각으로 발표에 임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가장 많이 탈락 하는 이유가 '과제에 대한 이해도는 높으나 세부적인 수행 방법이 상대적으로 미흡하다'입니다. 즉, 이 과제가 어떤 것을 위해 기획 되었고 어떤 것을 개발해야 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은 파악되지만, 세부적인 이해방법이 경쟁기업보다 미흡하기 때문에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참 억울한 경우죠.
8. 우대배점은 모두 챙기자.
사실 우대배점이라는 것은 과제를 신청하는 모든 기업들이 갖고 있습니다. 여성연구원 비율의 경우 이를 충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다르게 말한다면 누구나 우대배점을 갖고 있는데 나만 우대배점이 없다면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선정평가를 받게 되면 1~2점 차이로 탈락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성참여연구원 비율을 충족할 경우 이 점수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데 만약 우대배점이 없다면 극복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평가위원들이 우대배점까지 고려하여 기본 점수를 산정하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을 것이라 생각되기도 합니다.
9. 질문에 대한 답변은 간결하고 명확하게
발표평가가 진행되면 다양한 발표자들이 있습니다. 발표자료에 눈길도 주지 않고 평가위원들의 눈을 바라보며 발표하는 분이 있는가 하면 발표자료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읽기만 하는 발표자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기본적으로 질문이라 하는 것은 발표자료나 연구개발계획서에서 나타나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발표시간과 질의응답 시간은 매우 짧고 촉박합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이 간결하고 명확하지 않다면 질의응답의 품질을 저하시켜 안좋은 결과를 내게 되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10. 신청과 발표평가가 진행된 이후
신청과 발표평가가 진행된 이후는 기다리는 방법 외엔 없습니다. 하지만 혹시나 떨어질 경우를 대비해 이의신청을 준비해 두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초기 공고문 상에서 일부 특정 기업들에게 수혜를 주거나 불이익을 주는 경우는 없었는지, 발표 준비 과정에서 꼭 안내받아야 할 필수 사항들을 안내 받았는지, 평가위원 중 경쟁기업과 관련이 있는자는 없었는지 등 절차적인 문제점이 있진 않았는지 되짚어보아야 합니다. 이의신청은 평가위원이 공격적이었다거나 편파적이었다거나 혹은 평가위원의 지적 수준이 낮았다거나 하는 등의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오로지 '절차적' 준수사항을 지켰는지에 대해서만 검토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의신청의 인용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평가 과정에서 절차적인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절차적 문제 사항
1) 연구개발과제 신청에 필수적 서류에 대해 미리 고지하지 않는 경우
2) 발표평가 일정, 방법 등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아 준비가 어려울 경우(ex. 준비기간 3일)
3) 발표평가 당일 발표 시간, 질의응답 시간에 대해 정확히 고지하지 않는 경우
4) 평가위원 중 경쟁기업과 관련된 이해관계자가 있는 경우
5) 기타 전문기관의 담당자가 편파적인 행위(협박, 위협 등)를 하는 경우
지금까지 산업통상자원부의 국가연구개발사업에 선정되기 위한 방법을 살펴보았습니다.
위에 말씀드린 내용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내용들이지만 지키기 어려운 것들입니다.
하나하나 다 지키며 과제를 신청하자니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들도 많고, 부담스러운 부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국가연구개발사업을 주관연구개발기관의 자격으로 수주하게 될 경우 2~5년 동안 큰 액수(3~15억 이상)를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큰 이익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질문이 있으신 경우 댓글로 문의하시면 간단한 내용들은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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